폴란드 항공 리뷰를 보면 모두들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다.

"연착이 심하다"

하지만 내심 기대도 했다. 왜냐하면 8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6시까지 가기는 싫었기 때문 -.- 

다행(?)히도 9시로 연착이 되어서 조금 널널하게 7시까지 공항으로 갔다. 



치킨과 소고기 중에 소고기를 골랐는데 미트로프가 나왔다. 오히려 뻑뻑한 소고기보다 이게 낫지 싶기도 했음.

폴란드 항공은 간식 인심이 매우 넉넉하다. 비행기 가장 뒤 갤리에 가면 이렇게 과자를 쌓아두고 아무나 가져갈 수 있음. 맥주도 준다. 참고로 저 맥주 맛없다. 하이트 맛이 난다.



비행기 타면서 간식 달라고 하면 꿀땅콩이나 아몬드 한두개 주는데 어찌 이리 인심이 후한가! 역시 땅이 널찍하니 마음까지 널찍하구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비싼 꿀땅콩이 아니라 옥수수 튀밥이라서 아무렇게나 뿌리는 거였다. 그 중학교 매점에서 파는 밭두렁이랑 똑같은 맛이다.


러시아 전쟁 때문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하늘을 지나가지 못하니 이렇게 중국-카자흐스탄-조지아-터키를 거친 뒤 루마니아에서 드리프트를 꺾고 폴란드까지 간다. 평소보다 거의 3시간 더 걸린 듯. 이코노미 타는거 너무 힘들어서 낮비행기로 탔으니 망정이지 밤비행기였으면 자리에 앉은 그대로 쇼크 오지 않았을까 싶다.


조지아 하늘을 지나가면서 카프카즈 산맥의 위용을 감상할 수 있었다. 러시아 속담에 왕이 미치면 카프카즈로 전쟁하러 간다는데 정말 그런 속담이 나올 법 한다. 코로나 직전에 조지아가 가장 인기있는 여행지로 뜨고 있었는데, 여긴 언제쯤 가보게 될런지 모르겠네.


대충 헝가리 하늘에서 두번째 식사가 나왔다. 이번에도 소고기가 나왔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아침으로 치킨을 골랐을텐데.


바르샤바 공항에서 대충 한시간 정도 환승 시간이 있었다. 이 순간을 위해! PP카드를 만들었다. 하지만 폴란드 음식은 절망적이었는데.. 동유럽식 물만두에 딸기잼을 넣다니... 실망을 가득 안고 다시 비행기를 타고 파리로 간다.


파리에 도착해서 평소처럼 로이시 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는데 경기장 앞에 어마어마한 인파가 있다. 오늘 챔피언스 리그 결승이 파리에서 열린다고 보고 오라고 했던 기억이 이제 난다.

친구 집에 도착하니 이 집 고양이 보보가 충격을 받았다. 주인은 없고 갑자기 이상한 사람이 나타나고... 그러다가 흥미를 가지고 모든 짐을 꼼꼼하게 검사하기 시작함.


도합 15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와서 더 이상은 움직이기가 싫었지만 그래도 파리에 왔으니 뭐라도 먹자 하고 거리로 다시 나왔다. 원래는 타파스 3종에 9유로에 준다는 메뉴를 시키려고 했는데 오늘의 메뉴가 맛있다고 해서 시켰는데 그냥 식물성 기름에 지진 유럽식 스테이크였다 ㅋㅋㅋ 맛은... 감자와 저 소스가 맛있었다. 어쨌거나 오늘 하루에만 소고기를 세 번이나 먹었다. 


이렇게 첫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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