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코스트 생존자의 기록은 꽤 읽어본 편이다. 가장 유명한 는 물론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그리고 테렌스 데 프레의 생존자도 모두 읽었다. 그러니까 지금 이 자리에서 바로 기억나는 것만 그 정도는 된다는 말이다.

 

이러다 보니 유대계 이탈리아인 프리모 레비가 쓴 <이것이 인간인가> 또 이미 읽었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수용소에 들어온 유대계 프랑스인과 노역장에서 배식을 받으러 가면서 - 조금이라도 노역을 하지 않기 위해 최대한 멀리 돌아간다 - 어설픈 프랑스어로 단테의 신곡을 설명해주는 장면을 잊을 수 없다. 작가는 이 서사시의 아름다움을 어떻게든 프랑스어로 전달하려 하지만, 어떻게 해도 한 연을 떠올릴 수가 없다. 그는 이 연을 기억해 낼 수 있다면 그날의 점심이라도 양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학에 대한 이보다 강렬한 사랑의 표현을 보기란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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